[책] 열광과 치부의 경계에서..... 거리로 나온 넷우익 / 야스다 고이치 저 / 후마니타스
- 독서
- 2014. 10. 23. 14:15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 즉 재특회는 이제 한국에서도 유명한 일본극우단체가 되었다. 증오발언이 난무하는 이들의 시위는 매체를 타고 전세계에 알려진다. 각국의 기자들이 사쿠라이 마코토(재특회 회장)와 앞다퉈 인터뷰한다.
내가 이들의 데모에서 제일 경악했던 점은 '춍(조선인의 멸칭)', '죽여라' 등 기존의 일본우익단체도 하지 않았던 저질욕과 헤이트 스피치를 그대로 질러댄다는 점이다. 2ch안에서 통용되던 혐한발언을 현실세계로 옮겨놓은 것 같았다.
재특회 회원인 어느 여중생은 마이크를 잡고 조선인 대학살을 하자고 외친다. 주위에 있던 어른 회원들도 옳소!를 외치며 응원한다. 이 정도면 애국심을 넘어서 레이시스트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
과연 이들의 정체는 뭘까? 넷우익, 재특회 회원들을 일반인과 뭔가 다른, 괴물이나 비상식인이라 생각하면 편하겠지만, 이들은 지극히 평범하고 예의바른 사람들이었다는 점에서 저자는 더 두려워졌다고 얘기한다.
저자는 재특회의 등장배경에 일본사회의 경제적 불안과 개인의 인정욕구, 그리고 일본인의 아시아멸시관이 복잡하게 뒤엉켜있다고 판단했다.
개인의 인정욕구와 관련해서 중요한 키워드가 제시되는데, 그것은 바로 '유사가족'이다. 다수의 재특회 회원들은 재특회 분위기가 '유사가족'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모임 안에서 만난 사람들이 형이고 어머니이고 아버지 같았다고 말한다. 어디에서도 얻을 수 없었던 가족의 느낌, 동료의식, 연대의식을 재특회안에서 강하게 느꼈다고 한다.
우리나라안에서도 이런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사이버 패밀리'라는 인터넷문화가 있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290901.html
개인의 인정욕구와 유사가족의 연대의식, 사회 경제적 불안이 합쳐지며 이들의 불만해소는 기득권 특권 집단이 아니라, 사회적 소수 약자인 재일 코리안을 향한다. 그리고 얼마나 더 많이, 과격하게 자신의 울분을 헤이트 스피치로 발산하는가. 하는 게임으로 변모한다. 여기에 회의를 느껴 재특회를 떠난 사람들도 있다.
재특회는 일본우익안에서도 비판하는 사람이 여럿이다. 말하자면 기존 우익 집단과는 다르다. 오히려 재특회 회원들은 검은 색 차량과 확성기, 특공대 복장을 한 기존의 일본 우익 집단을 '우익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집단이라며 혐오한다.
재특회 회원들은 '시민'을 강조한다. 자신과 같은 '일본국적의 시민'이 재일코리안의 특권 때문에 '차별'받고 있다. 특권 + 권력집단 재일코리안에게 '피해'를 받은 '피해자'이다. 우리는 피해자다. 피해자이기 때문에 정당하고 정의다. 여기엔 동료들이 있다. 연대의식이 있다. 사회에서는 느낄 수 없던 정이 있다. 그래서 오늘도 그들은 거리로 나가 조선인을 죽이라고 외친다. 한국인을 내쫓으라고 외친다.
오만가지 감정들이 뒤엉킨 그 시위에는 정치적 이상으로 격돌했던 '전공투'세대의 최루탄 냄새대신에, 쓰고 개운하지 못한 맛만 남는다. 위악적인 위화감, 마치 치부를 들어낸 것만 같다. 그래서 일본시민들은 못본 척 발걸음만 재촉한다. 저자만이 떠나지 않고, 시선을 피하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거리로 나온 넷우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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