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역열차」, 인간실격의 적나라한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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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얘기다. 문장에서 눈을 돌리고 싶었다. 문장에 녹아내린 질투, 시기심, 열등감, 인간관계에서 오는 심상과 감정들의 적나라한 묘사는 쓰디 쓰다. 어느 부분에가선 실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열폭하는 못난 인생들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고백하자면, 찌질하고 비참한 주인공의 행태가 내 인생과 겹쳐보여서 부끄러움도 느꼈다.


쓰레기 인생 간타라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간타는 친구 한 명 없는 고독하고 생활을 하고 있다. 자기연민과 자기혐오, 인간에 대한 그리움 등 모순된 감정이 그 안에 가득하다.


간타는 항만 노역장에서 일용직 육체노동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알바동료인 전문학교에 다니는 쿠사카베를 만난다. 둘은 곧 친해진다. 하지만 간타는 찌질한 놈이라 쿠사카베와의 인간관계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다. 시덥잖은 이유로 열폭하고 오바하면서 개꼬장 부린다. 그런 내용으로 채워져있다. 


쿠사카베에게 항만 노역장 같은 일은 스쳐지나가는 알바일 뿐이다. 간타도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에게 더 많은 정을 갈구하고 우정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게 뜻대로 안되자 쿠사카베의 잘난 척하는 모습을 저주하며 폭언을 퍼붓는다. 꼴사납고 찌질하다.


 쓰레기 인생에게 전문학교 출신인 쿠사카베가 그 무슨 우정을 줄리 만무하다. 일회성 인간관계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책에서 가장 압권이었던 부분은 간타가 쿠사카베에게 여친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주말에 데이트를 해야되기 때문에 자신과 같이 못 놀아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그 다음 부분이다. 그는 열폭하면서 안마방에 간다. 안마방에서 30대 초중반의 퇴물 아가씨와 관계를 하며, 속으로 오만가지 욕짓거리를 내뱉는다. 그 적나라한 언어를 여기다 옮겨적기엔 너무 낯 뜨겁다.(...) 


 누구는 20대 아가씨랑 산뜻하게 섹스하는 데 나는 왜 이렇게 구질구질한 퇴물 아줌마랑 돈 주고 해야되는가? 에 대한 노골인 심상들이 고스란히 활자로 쏟아진다. 고역열차를 소개하는 기사들 중에 기자가 '어떤 부분은 읽기가 역겨웠다'라고 하는 부분은 아마 이 부분이었을 것이다.


비참하고 처참하지만, 웃을 수 있다. 간타 대신에 찌질한 나나 내 친구를 대입해봐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 


참고로, 이 소설은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한 사소설이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한다. 작가인 니시무라 겐타는.. 과거의 패바자는 이젠 패바자가 아닌 승리자 인생이 되었다 자기의 찌질한 과거 팔아서 권위있는 문학상도 받고 돈도 벌었으니... 허나 앞으로 그가 펼쳐갈 문학세계는 역시나 거칠고 찌질하지만 생명력 넘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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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무라 겐타 지음, 양억관 옮김/다산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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